직장인 김경민(30)씨는 작년 가을 몽골로 1박15일 여행을 떠났다. 구경을 떠난 이들 모두 김씨와 똑같은 ‘비혼 여성’이었다. 비혼 여성 친구를 찾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이들은 남을 의식한 머리와 옷 꾸밈 등을 최소화하고 편한 차림으로 구경을 다니는 ‘디폴트립(기본을 뜻하는 디폴트(default)와 트립(trip)의 합성어) 관광’을 다녀왔다. 김씨는 “흔히 초면이었지만 비혼 여성이라는 공감대가 있어 간단하게 친해졌다”며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에 진정감이 든다”고 했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20·50대 비혼 남성이 증가하면서 비혼 여성을 연결해 주는 커뮤니티 가입자도 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지역별로 비혼 여성들이 함께 교류하고 생활하는 공동체들은 있었으나, 최근 엠지(MZ)세대들은 휴대폰 앱을 통해 약간 더 무겁지 않은 방법으로 비혼 여성 친구를 사귀는 추세다. 이들의 룸알바 인생을 보여주는 콘텐츠도 늘어나는 등 천천히 비혼 남성 연관 사업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장인 권아영(32)씨가 비혼을 결강한 후 가장 제일 먼저 시행한 것도 비혼 남성 여러분을 사귀는 것이었다. 6년 전 권씨는 가부장적인 결혼 제도 안에 편입되지 않겠다며 비혼 결심을 굳혔지만, 이내 불안감을 느꼈다. “몇 안 되는 분들이 모두 결혼을 할 것입니다고 하더라고요. 결혼을 하지 않으면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는데, 비혼 여성 친구들을 사귀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어요. 기존 사회의 규범을 벗어난 사람들인 만큼 연대감이 더 끈끈하게 들었고, 제 인간관계도 거꾸로 확산된다는 기분을 받았어요.”
통계를 보면 비혼 여성의 넘버는 차츰 증가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남성가족부는 2080년 전체 가구 중 17%가 남성 1인 가구이며, 현재의 증가 추세대로짜장면 80년 이후 전체 가구의 10%가 남성 1인 가구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비혼 여성들이 제작하거나, 이들을 표본으로 한 잡지나 콘텐츠 등이 증가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비혼’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 <비혼세>는 재작년 말 누적 조회수 800만회를 기록하였다. 비혼 남성 커뮤니티 ‘에미프’에서 만난 비혼 여성들이 만든 잡지 ‘비평’은 2012년부터 작년 8월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10권의 잡지를 펴내며 누적 1300명의 후원을 취득했다. ‘비평’ 직원은 “‘집’이라는 주제를 다룬 호에서는 비혼 남성이 숙소를 수리할 때 필요한 공구를 소개하는 식”이라며 “비혼 여성들 간의 느슨한 연대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여 있을 것이다”고 했었다.